손금 사이사이로 검은 때가 찌든 걸인이 휘청거리며 다가와, 배고픈데 돈 좀 줘요,한다.
작은 지갑을 뒤적거리니 동전 몇 개가 나와 대강 그걸 주었다. 돈을 낚아채듯 돌아선다.
차례로 지영, 채플린, 바우만을 떠올린다. <고양이를 부탁해>의 지영이 미쳐버린 걸인을 마주하고
옷깃을 여미며 발길을 재촉하듯 나도 도망치듯 그와 멀어진다. 걸인의 위협은 수많은 보험상품과
노후보장 금융상품을 먹여살린다. 이 상품을 구입하는 고객님께는 윤택한 삶을 드립니다, 걸식하
는 일은 없지요, 한순간입니다, 추락은 요, 그러니까 고객님, 새 상품이 나왔는데...
<키드>. 위층에서 내던지는 쓰레기 더미와 연속하여 떨어져있는 어린아이. 채플린은 아이를 간신히
받아든다. 쓰레기와 어린 아이의 과감한 병렬. 바우만보다 수십 년을 앞서 <쓰레기가 되는 삶>을
예언한다.
그와 멀어지고 한여름의 해가 길게 뉘어있어도 한기는 가시질 않는다. 햇빛은 잔인하고 그의 검은
팔은 땀으로 번들거린다. 오늘따라 바람도 불지 않는다.
훔, 걸인과 걸인이 나오는 영화를...
답글삭제결국엔 키드가 보고 싶어, 검색을 하니 나오네요.
잘읽고 갑니다.허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