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6월 5일 토요일

세상 끝에서도 버릇은 여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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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고양이는 와다다닥 달려가다가 급제동 후 목 뒤를 세번 핥는 버릇이 있다.
<뭔가에 놀란다 - 발이 안보이게 뛴다 - 갑자기 선다 - 목 뒤를 핥는다> 수순으로 이어지는 연속동작은 연속이라고 말하기가 머쓱해지도록 따로 노는 느낌이다.

어제 고양이와 놀면서 잡을 의지 없이 잡으려는 공갈 모션을 취하자, 흡사 말발굽 소리를 내면서 뚜가닥 뚜가닥 도망을 간다. 그 꽁무니를 보곤 언니가 "세상 끝까지 달려갈 기세다"라고 논평하였다.

나는 세상 끝까지 뚜가닥 뚜가닥 달려가서는 언제나처럼 흠칫 멈춰서서 목 뒤를 세 번 핥을 고양이를 생각한다.


세상 끝따위가 뭐냐. 목이나 핥을테다 !
세상 끝의 의미는 인간따위나 생각하며 시간낭비 하시지 !
꼴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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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정지 이전에, 짧은 시간의 일시멈춤이 있어서 비록 찰나이지만, 세상 끝에서도 여전할 내 버릇이 보이는 순간이 주어지거든 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나를 이죽댈 수 있어 기쁠 것이다.
1초 후에 죽는데 김 오십 장을 굽고 있다거나 3분 후 해동이 끝나는 냉동 떡을 전자렌지에 넣고 있다거나 10분 후 다운로드가 끝나는 영화파일을 받고 있다거나.
어절씨구, 저러고 있지 저 양반.

어쩌면 목 뒤를 세 번 핥는 쪽이 차라리 의미있는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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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동작을 무수히 반복하는 움짤은 세상 끝까지 같은 동작을 반복한다.
저 고양이 위로는 영원히 장난감 자동차가 지나갈 것이므로.
니체가 울고갈 영원회귀의 현장 일지도 모른다. 이 말하면 니체 좋아하는 양반들은 나를 싫어하기 시작한다.




2010년 6월 2일 수요일

까페, 계산대_2010. 6. 2.



계산원이 짧은 시간안에 손님에게 물어야 할 질문은 참 많다. 뜨거운 거냐 차가운 거냐, 먹고 갈거냐 말거냐, 그러면 머그컵에 줄까 종이컵에 줄까, 할인카드 있니 없니, 그러면 적립카드는 있니 등등.
과도한 질문을 손님이 도망가기 전에 소화해야한다.

오늘은 "오케이캐쉬백 카드 있으십니까?" 부분에서 계산원이 삐걱했다. 뒤에서 매니져가 쏘아 붙였다. 세트는 적립안되잖아!
계산원 볼이 붉어지면서 나를 보고 머쓱하게 웃었다.

나는 시급의 대가 이상의 무안을 당하는 알바를 보는 순간이 정말 눈물나게 싫다.
회사를 구박할 수는 없으므로 알바만을 구박할 수 있을 매니져를, 나 역시 '종업원'만을 구박할 수 있는 손님이므로 한번 쏘아볼 것인가,를 고민하다, 내가 쏜 눈빛이 알바에게 두 번 이상의 구박으로 튕겨져 나갈 것 같은 생각이 퍼뜩 들었으므로, 산처럼 등짐지고 채찍맞는 노새같이, 알바와 마주보고 힝힝 웃었다.


투표해주세요


설마설마하던 것들은, 큰 사건 앞에서 사람들이 보이는 태도나 행동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그 순간 바로 전까지 나는 여전히 설마설마의 단계에서 머뭇대다가 진짜야? 단계로 가면서 맹렬히 멍청해지곤 합니다.
그리하여 파란매직 1번 앞에서도 설마설마 단계와 진짜 계속 우길거야? 사이에서 머뭇대고 있습니다.

이런 한국은 참 살기 쉽지 않다고 절절히 느끼는 요즘입니다.
차분히 이민을 준비하는 지인들을 보면 저 대열에 끼고 싶다고도 생각듭니다.
제도나 집단이 얼마나 사람을 모욕하기 쉽게되었는지요. 지금 한국, 그리고 서울은 말입니다.
나는 침몰하는 배에서 빠져나가는 쥐마냥 이곳을 도망치고 싶어집니다.

사람하나 살린다 여겨주시어 투표바랍니다.

별의별 욕 다들어도 아무나 붙잡고 투표하라고 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