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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입이 궁해도 신세타령과 남걱정과 텅빈 덕담만은 말자고, 새삼 다짐하였다.
때는 보름달이 둥실한, 옆에 목성을 끼고선 휘둥그레 달뜬, 그 추석의 밤이었으니.
상점들이 문을 닫아 간판불도 단체로 휴업중인지라 별이 잘보였다. 저 목성은 성능이 아주 바닥인 망원경도 줄무늬를 보여줄 것 같았다. 그러나 이 땅바닥의 나약한 닌간의 맨눈, 아니 렌즈 없이는 글자 구분도 못하는 근시안 인간은 백과사전의 조악한 도판이나마 떠올린다. 그 누릿누릿한, 갈색과 누런 대기가 휘감은 목성의 줄무늬를. 8살 때 살던 상가 건물 옥상에서 잠들었던 밤엔 침몰된 해적선이 달을 지나 목성으로 가는 꿈을 꿨고, 배 위에서 사람 손, 아니 벼다귀만 남은 손만 올라와 안녕 안녕 흔들다가 배의 낡은 나무판을 내 머리위로 떨어뜨렸다. 소리를 지르며 발차기까지하며 깬 것은 동네 떠돌이 개가 다리를 무는 꿈을 꾼 이후로 처음이었다.
그 해골은 퍽이나 킬킬거릴것이었을거외다.
추워서 들들 이를 갈자 언니가 목을 감싸준답시고 헤드락을 걸었다. 어두운 밤에 두 과년한 여자가 택껸도 씩이나 할 뻔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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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과 사건 사이에 과민한 감상이나 눈물바람이 없이도 다음 사건으로, 다음 날로, 다음 일로 덤덤히 넘어가는 것이 생활인이다. 힘든 일과 고된 상황 사이에 숱한 눈물을 집어넣지 않고도 호들갑 없이도 싸목싸목 다음 날을 준비하는 생활인인 엄마를 떠올린다. 그에 비하면 나는 감상적이고 못된 인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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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정과 흰색 무늬가 뒤섞인 길고양이의 밥을 몇번 챙겨준 후로, 길고양이가 꽤 아는척을 한다. 이놈에게 딸린 어린 고양이는 아주 활기있다. 사람한테도 경계심이 없어 고양이를 싫어하는 사람에게 해코지나 당하지 않을까 염려가 된다. 어미가 한동안 보이질 않는다. 비가 무섭고 바람이 사납던 날들에 견뎌내질 못하고 아주 가버린 것은 아닌가 역시 염려가 된다. 길고양이 밥을 좀 더 챙겨주고 싶은데 그러자면 감상을 좀 줄이고 생활인이 되어야한다. 빠듯한 생활이라도 이만큼만의 잉여만 주어지면, 나는 목성의 줄무늬를 보고자하는, 그정도의 잉여를 향한 욕망은 조금 더 누르고 살 수 있을 것같다.
2010년 9월 27일 월요일
2010년 9월 9일 목요일
발이 시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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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 나는 겨울이 좋다, 겨울이 좋은 이유는 따뜻하기 때문이다, 라는 말을 반복적으로 하던 사람을 알고 있었다. 관절염만큼 지긋지긋한 수족냉증을 앓는 나로선 게 무슨 헛소리뇨,로 응대할 뿐이었으나 그의 계절에 관한 취향 선언은 잊을만하면 신경을 긁어대었다. 겨울 좀 좋아하는게 무슨 잘못이며 대체 무슨 신경 긁힐 일인가 하면서도 난 왜 배알이 꼬이는 건지 알 수 없었다. 그런데 얼마전 책에서 읽은 구절이 그때 왜 심사가 뒤틀렸었나를 알려주고 있지 뭔가.
"겨울이 좋다고 하는 사람은 자기가 겨울을 날 준비가 된 것을 자랑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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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무릎을 쳤다. 익키! 이런 까닭이로세. 겨울만큼 벽 두께의 차이를, 날림으로 지어진 집과 살기 좋은 목에 제대로 지어진 집의 차이를 선뜩하게 알려주는 계절도 없다. "겨울이 좋다"를, 심지어 "따뜻해서 좋다"를 읊어대는 그 사람은 취향 하나를 드러내면서 나는 좋은 집 살지롱, 안좋은 집에서 겨울 나기에 힘들어본 적도 없지롱, 뜨끈한 히터 나오는 차도 있지롱, 등에서 땀날 정도로 좋은 외투도 있지롱,을 일격에 알려준 것이된 셈이었다.
..... 저 자랑질이 다 맞는 말이었다는 것이 왠지 확신을 심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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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잇살 먹어도 숨겨진 '느집엔 이거 없지?'를 마주칠 적마다 입이 댓발 나온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고 비 소식이 있고, 나는 겨울은 무슨 수로 버틸 요량인지 벌써 발이 시렵다.
몇년 전, 나는 겨울이 좋다, 겨울이 좋은 이유는 따뜻하기 때문이다, 라는 말을 반복적으로 하던 사람을 알고 있었다. 관절염만큼 지긋지긋한 수족냉증을 앓는 나로선 게 무슨 헛소리뇨,로 응대할 뿐이었으나 그의 계절에 관한 취향 선언은 잊을만하면 신경을 긁어대었다. 겨울 좀 좋아하는게 무슨 잘못이며 대체 무슨 신경 긁힐 일인가 하면서도 난 왜 배알이 꼬이는 건지 알 수 없었다. 그런데 얼마전 책에서 읽은 구절이 그때 왜 심사가 뒤틀렸었나를 알려주고 있지 뭔가.
"겨울이 좋다고 하는 사람은 자기가 겨울을 날 준비가 된 것을 자랑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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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무릎을 쳤다. 익키! 이런 까닭이로세. 겨울만큼 벽 두께의 차이를, 날림으로 지어진 집과 살기 좋은 목에 제대로 지어진 집의 차이를 선뜩하게 알려주는 계절도 없다. "겨울이 좋다"를, 심지어 "따뜻해서 좋다"를 읊어대는 그 사람은 취향 하나를 드러내면서 나는 좋은 집 살지롱, 안좋은 집에서 겨울 나기에 힘들어본 적도 없지롱, 뜨끈한 히터 나오는 차도 있지롱, 등에서 땀날 정도로 좋은 외투도 있지롱,을 일격에 알려준 것이된 셈이었다.
..... 저 자랑질이 다 맞는 말이었다는 것이 왠지 확신을 심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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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잇살 먹어도 숨겨진 '느집엔 이거 없지?'를 마주칠 적마다 입이 댓발 나온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고 비 소식이 있고, 나는 겨울은 무슨 수로 버틸 요량인지 벌써 발이 시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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