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7월 4일 토요일

차도와 인도사이_2009. 7. 3.

 

보도블록과 아스팔트 사이에는 시멘트를 부어놓은 길다란 공간이 있다.

개발자국과 사람발자국이 나란히, 엇갈려, 어지럽게 찍혀있다.

시멘트가 덜 굳은지 모르고 딛은 발바닥은 그 흔적도 황망한 채 굳어있다.

재밌겠다, 족적이나 남겨보자,는 발바닥은 모양새도 기세등등.

반면 견공의 발자국은 한 곳을 향하여 묵묵히 걷고만 있다. 갑자기 딛던 땅이 물렁해졌다고 보폭이 좁아들지도 않고 앞만 보고 사라진다. 진흙에 젖은 줄만 알았던 발바닥이 왜 자꾸 딱딱하게 굳는지만 나중에 곤란해했을 모양새다.

 

굳기 전의 시멘트에 이거, 발서명좀 해볼까, 하는 그닥 고상하진 않은 욕구를

수많은 사람들이 그래 넌 좀 잘났다, 남겨봐라,고 허락해서 형식을 갖춰준게

각종 행사장의 핸드프린팅 아닐까.

 

 

이 사람들, 괜히 신나보이는게 아니라니까.

댓글 2개:

  1. 신기하게도 시멘트에는 꼭 개 발자국이...^^

    사람들은 자기도 모르게 흔적을 남기기도 하고

    자기의 존재감을 나타내기 위해 흔적을 남기기도 하는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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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시멘트화석이 된 개발자국은 오종종해서 제눈엔 경쾌하고 예뻐보여요 ㅎ

    고작 덜마른 시멘트에 발찍는 걸로 존재감이 충족된다면, 정부차원에서 번화가에 덜마른 시멘트 공간을 마련해둘 필요도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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