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5월 3일 월요일

내장탕과 선지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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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과 비평.

이 둘이 부적절한 동시에 매우 매끈한 이음매를 자랑하면서 글 한편 안에 야무지게 동거중이시라면, 비평문도 성인 야동사이트의 무차별 팝업창 폭격에 뒤지지 않을 정도의 과격함을 자랑하는 광고글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어떤 점에서 과격한가 하면, 글 잘쓰는 사람이 작정하고 쓴 광고글은 이게 광고인지 일말의 비평적 기준을 지키는 글인지 뭔지 고개를 갸웃갸웃하다 '전문가' 후광에 홀랑 넘어가게 만든다는 것. 트로이의 목마 광고버전이랄까.

어찌되었건 책도 팔려야 살아남는지라 어차피 평할 거, 칭찬이 과해지는 게 무슨 그리 큰 잘못이 되겠냐마는.
칭찬을 구성하는 단어의 인플레이션은 종종 뜨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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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맥락에서 뻔해지는 무엇무엇들에 대해 종종 낄낄대기도 하였던 것이다.

속눈썹, 잘 다린 물빛 와이셔츠, 가녀린 어깨 나오면 섬세하고 트렌디한 필치고
주인공 하는 말이 비몽사몽이다 싶으면 자동기술법이고
밤에 나무 밑에서 목소리가 날카로운 할머니를 만나면 환상문학이고
작품 처음부터 끝까지 진흙밭에 구르다가 마지막에 "그래도 살자" 정도 넣으면 무한한 자기긍정,
내장 나오고 피 좀 튀기면 그로테스크.

기타등등 기타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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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읽었더니 비평 아닌 광고글에 가까웠을 때, 나는 항의할 여력도 없이 입만 한대나 나오고 그저 뾰로통해지고 만다.
그리곤 아무 글에서나 등장인물 둘이 갑자기 맥락도 없이 내장탕과 선지국을 와구와구 먹는 장면을 넣자, 하고 목에 여드름난 사춘기 청소년 처럼 삐딱선이나 탈 결심을 잠시. 이래봤자 쓴 놈만 홀로 겨우 낄낄거릴 쓸쓸한 패러디인 것이니. 아 쓸쓸하다 오 가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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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는 먹고 이렇게 또 악취미만 느는구나.
꼴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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