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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돌아온 자정 무렵에 된장찌개를 끓였다. 얼마 전 국물내기 최고의 듀엣 멸치와 다시마를 구입했으므로 냄비에 이 듀엣과 굵게 썬 무를 넣고 국물을 우려내었다. 그리고 물이 끓을 동안 감자 껍질을 벗기고 고추를 썰고 버섯을 찢고 두부를 잘랐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유연하게 노래를 부르며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여유를 과시하는 것이다. 된장찌개 정도야!
엄마가 요리할 때는 꼭 서너가지 음식, 그것도 나에겐 복잡하거나 불안하기 그지 없는 것들을 한꺼번에 하는데, 그것은 언제나 신기한 광경이다. 저 현란한 멀티태스킹이 어찌 가능한가?
서너가지는 안되더라도 재료 준비 시간을 없애며 바로 조리하는 마음의 여유에는 맛에 대한 믿음이 깔려있다. 자신이 없으면 가스불 앞에 서서 1분에 한번씩 휘저으며 고개를 갸웃대며 땀을 삐질거리며 맛을 보고 입맛을 짭짭 다시고 고개를 다시 갸웃대면서 결국 사먹는게 싸다는 결론을 내게 되므로. 내게 맛에 대한 자신감을 실어준 멸치와 다시마 듀엣에게 다시 한번 축복을 내리사.
멸치와 다시마의 활약이 대단한건지 요리사의 능력이 뛰어나신건지... ^^
답글삭제애호박 넣어도 맛있습니다. 다음엔 호박도 같이 써세요 ^^
@사가아빠 - 2010/08/18 06:48
답글삭제네. 실로 대단했지요. 여지껏 저 콤비 없이 끓였을 때 뭔가 비었다 싶은 맛이 채워진 느낌.
끓이고서 "엄마강림!"을 외쳤더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