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2월 2일 목요일

낮과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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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다닐 때 배운 것들의 구할팔푼이 쓸모가 없다는 것, 어쩌면 가나다라 떼고 안넘어지게 걷는 법 잘 배웠으면 그 다음은 학교에 기대할 것도 실망할 것도 별반 없다는 것, 이런 것을 뻔히 알면서도 학교 담장을 넘어나오기가 두려워지는 것은 무엇이냐. 쓸모없는 것을 붙들고 그것만 쳐다보느라 귀닫고 눈 어두울 적의 그 깜깜하고 갑갑한 느낌이 좋기도 하다면, 이게 그저 매저키스트의 궁색한 푸념만은 아닐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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숱한 낭비를 견뎌내는 것이 업, 숙명, 팔자, 그런 류도 있을 것 같다는 말로, 또다시 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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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업을 이어가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기도 하거니와 늘상 저 방구석의 깜깜하고 갑갑한 상태로 돌아가고자 하고싶은 마음이 하루에도 불쑥불쑥 열두번 곱하기 열두번으로 드는데,

퇴근하고 그토록 원하던 깜깜한 방에 도착하면 꾸벅꾸벅 졸고 앉았는 상태에는 복장이 터져 팔짝팔짝 뛸 판이다. 그럼에도 쏟아지는 졸음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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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에 길들여진다는 것은 밤을 그리워하며 낮을 버티다가 정작 밤을 맞으면 낮의 피로를 견디지 못하여 잠이나 자는 날들, 그 실망에 무두질 당하는 것이다. 희망의 각질제거에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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